[MarketAnalysis] Demographic Structure and Macroeconomic Trends
in MarketWatch on MarketAnalysis
개요
인구 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미래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황 글은 나름대로 꾸준히 써 왔는데 다른 종류의 글은 너무 오랜만입니다. 오래 전에 신청한 시험이 8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끝났고, 그간 그 시험을 준비하느라 늦어졌습니다. 8월 31일 화요일에 백신을 맞았는데, 아직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아서 바로 페이스를 올릴 수는 없지만, 이제 조금씩 페이스를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세계 인구 1위 국가는 공식적으로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지 자녀를 한 명만 낳으라는 명령을 했었고,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2016년에 두 명으로 풀어주고, 올해 5월에는 세 명으로 늘려주었습니다. 5년 사이에 저렇게 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인구 구조에서 문제를 느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인구 구조와 거시 경제에 관해서 연구한 논문이 있습니다. 연령층 비율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거시 경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논문입니다. 수식으로 설명하는 부분도 많으나 수학 공부가 목적은 아니니 제외할 것입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선진국은 출산율 감소와 수명 증가로 인구 구조에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근로자 집단인 20-59세 인구 비중은 1970년대나 2030년대나 비슷하고, 2003년 정도가 정점이었습니다. 60세 이상 인구는 1970년대 16%에서 2030년이 되면 29%가 되고, 이 증가분은 0-19세 유소년 인구 감소에서 대부분 기인합니다. UN은 유럽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급격한 고령화가 발생할 것이고, 2050년이 되면 아프리카 외 전 지역에서 60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이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2000년-2030년 구간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 미국, 일본, 스웨덴, 스페인의 경제 성장과 실질 이자율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4개 국가 모두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질 이자율도 하락하여 전부 마이너스의 실질 이자율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령층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 일본이 특히 심합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흔히 일본을 떠올리고 장기 디플레이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가 노동자와 계약을 맺고 노동자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내려면 생산품이 노동자들의 급여보다 비싸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품을 판 돈으로 재료도 사 오고 임금도 주고 공장 임대료도 낼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급여가 생산품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많을수록 디플레이션, 노동자가 적을수록 임금을 더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령화는 보통 60세 이상인 근로 대상이 아닌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동자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의 표는 논문에서 제시하는 결과입니다. 0-20세의 유소년 인구가 1열, 21-59세의 근로자 집단이 2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3열입니다. g는 경제 성장률, I는 투자율, S는 개인 저축률, H는 노동 시간, 가장 아래 행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합니다. 통계적 유의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학생(유소년)이 많으면 성장률, 투자율, 개인 저축률이 증가하고, 노동시간은 감소, 인플레이션은 증가합니다. 60세 이상도 일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비만 하는 0-20세 집단에서 인플레이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령층이 많으면 성장률, 투자율, 개인 저축률,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증가합니다. 고령층도 앞서 말했듯이 일을 해서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있고, 유소년층에 비해 들어가는 돈이 많지 않아서 (학원비 등 교육비를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은 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성장, 투자, 개인 저축 등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지표들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에서 고령화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내용에 부합합니다.
예상한대로 근로자 집단이 많을수록 성장률, 투자율, 개인 저축률, 근로시간이 증가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줍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여 생산자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소비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입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고령화가 되니 무조건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하면 안 됩니다. 정책 결정자들이 적절한 조작을 통해서 유리한 정치적 입지를 만들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데, 연금과 제한된 수입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고령층의 표를 얻으려면 인플레이션으로 물건 값을 올리면 안 됩니다. 그들은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논문 내용은 이해가 되는데, 일본은 조금 다른 것 같으니 일본 사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본은 고령화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또한, 장기적인 경제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논문 내용과는 맞지 않는데, 다음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본의 근로자 비율이 줄어들었다 해도, 전세계는 근로자 집단의 수가 증가하고 있었고 외국인 노동자를 통해 부족한 노동력을 수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고령층이 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실제로도 많이 일합니다. 그렇게 되면 고령층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효과가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해고를 잘 안 하기 때문에 아예 취업을 못 한 것이 아니라면 노동 시간 감소 문제가 적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가 늙기 전에 가장 먼저 늙어버렸기 때문에, 이제 다 같이 늙어가는 상황인 다른 국가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논문에서는 고령화가 가져오는 경제 성장(생산성) 둔화 때문에 실질 금리를 2030년까지 계속 내릴 가능성을 80-85%로 예측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을 막고 성장을 해야 하니 지금 코로나를 핑계로 각국 정부가 하고 있는 돈 풀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 성장(생산성) 향상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는 도구인데, 고령화로 생산성이 추락하면 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됩니다. 금리를 올리면 생산성 향상을 방해하는 모양이 되어 버리고 (기업 대출 부담이 됩니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도구를 내려놓게 되는 것입니다.
고령화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는 상황인데, 이런 면에서 중국은 세계의 생산 기지로 강력한 생산성을 보여주면서 인플레이션을 눌러왔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로 중국도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중국 정부의 산아 제한 완화 조치는 이에 대하여 중국 정부도 우려한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게다가, 코로나는 중국 기원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해외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상당히 꺼리게 할 것입니다. 미국 정부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로 소련 냉전 - 테러와의 전쟁 이후 국가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하고, 그 패러다임은 중국과의 냉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 기업들은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 대신 다른 공급망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그러면 어디가 중국을 대신하여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UN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가 베이비 붐을 맞을 것이라고 합니다. 인구 2억명의 나이지리아가 대표적인데, 2050년에 인구 4억으로 16.4억의 인도, 14억의 중국에 이어 3위가 될 것이라 합니다. 이들의 예측에서 중국은 2050년에 이미 인구가 감소해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2100년에는 (80년 후니 대부분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기는 합니다) 14.5억의 인도, 10.7억의 중국, 7.3억의 나이지리아로 인구가 줄어드는 인도, 중국과 달리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치안 수준, 정치적 불안정성, 제도를 생각하면 답답하지만 이들이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갖추어가기를 기대해야겠습니다.
UN이 제시한 결과에서 미국이 가장 신기한데, 미국은 3.3억 수준에서 2050년 3.8억, 2100년 4.3억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약 1억명의 증가분 중 8500만이 이민자일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미국은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아메리칸 드림을 지속함으로써 노동력을 수급할 것입니다. 다른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력 수급과 경제 성장 측면에서만 보아도 미국은 다음 패러다임인 중국과의 냉전도 이길 것으로 보입니다.
고령화 추세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를 잘 낳지 않으려 하는데 낳으라고 강요할 수 없고, 멀쩡히 잘 살고 있는 고령층의 수를 줄이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고령화는 앞에서 언급한 거시 경제 둔화를 불러오는 것 외에도 비용이 많이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고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며, 가장 무서운 질병인 치매는 65세부터 발병률이 5년마다 2배씩 증가합니다. 기억을 잃고 인지 기능을 상실시키기 때문에 다른 질병보다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AI 도입으로 그런 비용을 줄여보자 할 수 있지만, 아직 CT 영상이나 엑스레이 분석도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매 환자들의 행동 양식을 학습시키는 것은 너무 이릅니다. FDA가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연 6만 달러의 비용에 현상 유지 정도만 가능함에도 승인해준 배경에는 이런 사회적 비용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잠시 다른 길로 샌 것 같은데 고령화가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인 생산성 감소(경제 둔화)를 다시 보며 정리하겠습니다. 우선,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사람이 없어도 되도록 AI와 자동화 공정 등으로 대체해 가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얻은 생산성으로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충당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AI는 고령화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유일에 가까운 방법이 될 것이고, AI를 잘 활용하는 기업들은 과거 생산 가능 인구가 만들던 생산력과 경제력을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부를 쓸어담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기업들과 이런 기업들이 속해 있으면서 그들이 만든 부를 적절히 분배할 수 있는 (젊은 생산 가능 인구를 각종 세금과 규제로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기업들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야 합니다) 국가에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AI로 자동화를 이루어 생산성을 늘리는 것 말고도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그들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도 좋을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한다면 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좋든 싫든 AI로 완벽한 자동화를 이루어 사람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순간까지는 노동력을 수급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국가들, 인도 등 젊은 노동 가능 인구가 많은 지역을 잘 활용하는 기업도 눈여겨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
Aksoy, Y., Basso, H. S., Smith, R., & Grasl, T. (2015). Demographic structure and macroeconomic tr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