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Analysis] 인플레이션 3 -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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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3월 FOMC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앞서 제시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과는 다른 인플레이션 종류가 하나 더 있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이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은 참여자들의 투자, 수요, 임금 등의 결정에 영향을 주어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과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다면 참여자들이 물건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므로, 소비를 미리 하여 총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미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후에 평균 2%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10년물을 기준으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이입니다. 물가연동국채는 CPI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여 쿠폰 이자와 원금을 조정해주기 때문에 고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일반적인 채권에 비해 손실이 적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수요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떤 이유로든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면 TIPS를 사서 인플레이션 헷지를 할 것이고, 그러면 TIPS 가격은 오르고 TIPS 금리는 하락합니다. TIPS 금리가 하락하면 일반 국채 금리와의 차이가 커지므로 기대 인플레이션은 상승합니다.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 외에도 달러 가치도 영향을 줍니다. 코로나19 부양책으로 달러를 매우 많이 풀었고, 2020년 3월부터 12월까지 달러 인덱스가 13% 정도 하락했습니다. 미국은 수입을 매우 많이 합니다. 그 때문에 오랜 기간 대규모의 무역 적자를 겪고 있습니다. 미국 GDP의 약 70%는 민간 소비가 담당합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상품 수입에서 달러를 더 많이 주고 비싸게 사 와야 하니 미국 내 물가가 오릅니다. 물가가 오르면 기대 인플레이션도 당연히 오릅니다. 그러므로, 달러 가치 하락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러 인덱스 그래프로, 두 가지가 대체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 연준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언제쯤 개입할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연준은 평균 2% 상승을 목표 물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평균 2%이지 2%를 고정한 것이 아니므로, 2%를 넘어가더라도 바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마 전 3월 FOMC에서는 2021년 GDP 성장 예상치를 종전 4.2%에서 6.5%로 상향했습니다. 경제 회복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연준이 긴축 메시지를 준 경우는 2010년 3월의 1차 양적완화 중단, 2011년 6월의 2차 양적완화 중단, 2013년 5월의 테이퍼링 언급이 있습니다. 세 차례 모두 기대 인플레이션이 2.4~2.6% 정도에 오래 머무를 때 연준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면 연준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크게 5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양적완화(QE) 확대로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것입니다. 시중의 국채 물량이 감소하니 국채 가격이 오를 것이고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 YCC(Yield Curve Control)로 국채 금리 상한을 정해버리는 것입니다. 2차 대전 시기에 보여주었던 기법이고, 가깝게는 일본 중앙은행이 2016년에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QE 확대보다 더 강력합니다. QE는 대개 매입량을 명시하지만, YCC는 매입량은 따지지 않고 원하는 금리 수준이 맞춰질 때까지 계속 사 모읍니다.
올라가는 장기 국채 금리는 주식의 할인율도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와 미래 가치를 더 크게 할인해야 하고,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져옵니다. 이런 상황에 QE 확대와 YCC 도입은 확실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주식 시장 참여자들이 원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파월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2월 FOMC에서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보아 나올 가능성이 적어졌고, 3월 FOMC에서도 저런 정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셋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단기 국채를 매도해 단기 금리를 올리고 장기 국채를 매수해 장기 금리를 내려 가팔라진 장단기 금리 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넷째는 IOER(초과지급준비금리) 인상입니다. IOER은 시중 은행이 중앙 은행에 법정지급준비금을 맡길 때, 법정지급준비율 이상으로 맡기면 주는 이자입니다. 이것을 올리면 시중 은행은 중앙 은행에 돈을 더 넣을 유인이 생기므로 긴축 효과를 가져와 단기 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3월 FOMC에서 둘 다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것은 SLR 규제 완화입니다.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은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로, 자기자본을 총 익스포져 대비 일정 비율 이상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 3월 말 연준은 미국 국채를 이 제한에서 풀어주었습니다. 규제 완화 연장을 해 준다면 은행들이 들고 있는 국채를 내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금리 하락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월 19일에 SLR 완화를 연장해주지 않기로 발표해버렸고, 대신 FED statement에서 곧 의견 수렴 후 규제 자체를 바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만약, 의견 수렴 후 월가와 은행에 유리하게 조항을 바꾸어 준다면 어쨌든 규제 완화 연장을 안 했으니 규제를 좋아하는 민주당 측 의견도 들어준 셈이 되어 양쪽에 가장 좋을 것입니다. 현재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3월 FOMC에서는 연준은 GDP 전망치를 크게 높이고, 금리에 대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연준 의원들의 의견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는 여전히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주류였습니다. 가장 높게 부른 사람도 1%를 제시하여 그리 크지 않습니다. 또한, 파월은 인플레이션 기대 말고 실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야 움직일 것이고, 고질적인 초과 공급으로 판매자가 소비자에 물가를 전가하기 어려워 소비자 물가는 오르기 어렵다는 투의 비둘기를 보냈습니다. 4월 FOMC를 보아야 하겠지만, 일단은 시장을 안심시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