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생각해봅시다.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상품 및 서비스 생산 비용이 증가해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으로, 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 원인이 됩니다. 과거에 있던 대표적인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1970년대 오일쇼크에 따른 유가 급등과 그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위 그림은 macrotrend.net에서 가져온 70년 동안의 WTI 가격 그래프입니다. 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가 있었고, 그 구간마다 유가가 폭등했습니다. 원유는 많은 산업에서 연료로도 쓰이고, 가공하여 원재료로도 사용됩니다. 따라서, 유가 상승은 많은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비용을 상승시켰고, 가격 인상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위 그림은 미국의 CPI(소비자 물가 지수) 그래프로 1975년, 1980년 두 번의 고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유가 그래프에서 유가가 폭등했던 구간과 일치하여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의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는 직접적 원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생산 비용이 오르므로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원자재 중 대표적인 것은 원유입니다. 유가 급등은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감소해 많은 정유사들이 생산을 줄였고, 셰일 오일 기업들은 적정 유가 이상이 되어야 채산성이 있고 적자를 면하기 때문에 많이 망했습니다. 그 덕에 원유 공급(생산)이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고,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게 되어 유가는 1년 사이에 60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OPEC과 미국의 감산 의지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려 하는 러시아와 미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경우 유가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수 있어 앞으로의 방향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은 순서대로 구리, 백금(macrotrend.net), 알루미늄(tradingeconomics.com), 철광석(tradingeconomics.com) 가격입니다. 대체로 코로나19로 저점을 형성하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용 금속들은 중국과 주요 제조업 국가의 경기가 회복되어 수요가 늘고, 코로나19 문제로 광산 채굴량이 줄어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의 슈퍼 사이클에 있습니다.

위 그림은 PMI(구매관리자지수)와 PPI(생산자물가지수)입니다. PMI는 50이 넘으면 경기 확장, 50 아래면 경기 수축을 의미합니다. 코로나 때 40 초반까지 내려갔다가 급상승해 지금은 60이 넘어갑니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고, 이는 원자재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PPI는 물건이 만들어져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의 가격을 지수로 만든 것입니다. 전년 대비 상승 %로 표현한 것인데, 이것 또한 작년 3월 이후 급등세입니다. 따라서, 이미 원자재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었고, 각종 상품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어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반독점 규제입니다. 같은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는 IT 기업들을 매우 좋아했고 IT 정책 총괄을 대통령 직속으로 둘 정도였으나, 바이든은 아닙니다. 바이든은 대선 공약에서부터 IT 기업 옥죄기를 천명했고,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으로 아마존 독점 문제에 관한 연구를 했던 인사를 발탁했습니다.

아마존은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전세계의 판매자들이 가격 경쟁을 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싸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그 반작용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은 많이 망했습니다. 오프라인 업체의 직원들은 실직을 하고 다른 저임금 직종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어쨌든 일자리를 구해서 고용된 상태는 유지되었지만,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힘이 강해질수록 저임금 노동자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 때 완전 고용을 외치며 경기가 좋았으나, 물가는 생각보다 오르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정부에서 빅테크 기업들을 직접 공격한다면, 이런 기조가 깨지고 임금 상승이 일어나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