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Class] Commodity - Industrial Me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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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자산군으로서의 산업 금속을 생각해 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금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은, 구리 같은 산업 금속 위주로 다룹니다. 산업 금속은 말 그대로 산업용 재료로 쓰이는 금속입니다. 은, 구리, 니켈, 철, 알루미늄 등 다양합니다.
은은 금이 가지는 귀금속의 성격에 산업 금속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어 특별하니 먼저 보겠습니다. 은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금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달러 인덱스, 실질 채권 수익률, 시장 참여자 sentiment, M2 통화량, 주식 시장 및 변동성 지수, 귀금속 수요 및 산업 수요, 공급량) 추가로 제조업 경기(미국 제조업 생산, ISM 제조업 PMI 지수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또, 은은 대체로 금보다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에 더 민감한 편입니다. 그러므로, 은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의 성격이 강한 금과 달리 정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제조업 사이클을 알고 있을 때 유용합니다.
숫자로도 은이 더 등락이 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6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은 ETF인 SLV와 금 ETF인 GLD backtest 결과, 금의 연간 변동성은 17.4%, 은의 연간 변동성은 33.1%였습니다.
금과의 비교를 더 해보면, gold-silver ratio가 있습니다. Macrotrend.net에서 가져온 1915년부터의 그래프인데, 최저 20 근처이고 (30 아래로도 잘 안 갑니다) 2020년에 최고 115 정도를 기록합니다. 정책이나 제조업 사이클에 대한 예측과 함께 비율 상 상대적으로 은이 어디쯤 와 있는지 파악해 본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S&P 500 지수 ETF인 SPY와 은 ETF인 SLV의 12개월 rolling correlation입니다. -0.5 ~ 0.75 사이에 분포되어 있고, ETF가 출시된 기간 동안의 상관관계는 0.26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에 대한 상관관계는 0.08, 금과의 상관관계는 0.79입니다.
미국 7-10년물 국채 ETF인 IEF와의 12개월 rolling correlation도 장기적으로 0.08이고, -0.5 ~ 0.75 구간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주식과 국채와의 상관관계가 낮은 편이라 금처럼 괜찮은 분산투자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은 말고도 산업용으로 쓰이는 금속이 많습니다. 구리, 알루미늄, 납, 니켈, 주석, 아연, 코발트, 철까지 8대 산업 금속들과 백금, 팔라듐, 로듐, 이리듐, 루데늄, 오스뮴, 레늄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구리(CPER), 백금(PLTM), 팔라듐(PALL), 로듐(XRH0)은 ETF로도 나와 있어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백금은 촉매와 무기에 쓰이고, 팔라듐은 촉매, 자동차, 전자기기에 쓰이고, 로듐은 자동차에 주로 쓰입니다.
구리는 산업 금속 중에서 사용되는 곳이 매우 많습니다. 60% 이상은 전깃줄을 만들 때 사용되고, 20~25%가 산업용으로 사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에 산업계에서 구리 수요가 늘어 구리 가격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래 차트는 구리와 S&P 500 지수 차트입니다. 주식 시장이 코로나 때문에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2월 말부터인데, 구리는 경기를 선행하기 때문에 1월부터 하락했습니다. 저점에서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로 크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역사를 보면 원자재는 1906년 - 1923년, 1933년 - 1953년, 1968년 - 1982년, 1998년 - 2008년에 큰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호황의 끝에서 다음 호황의 시작까지 주기성이 있습니다. 원자재는 갑자기 광산을 만들어내거나 갑자기 유전을 개발하여 공급이 급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추세적인 성향을 가집니다. 저 시기들은 1906-1907년에 미국 뱅크런 사건이 있었고, 1910년대 후반에는 1차 세계대전으로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1933년 - 1953년 구간도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으로 주식 시장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1968년 - 1982년은 오일 쇼크로 14년 동안 하락장이었고, 1998년 - 2008년은 닷컴 버블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 위기가 있었습니다. 위에서 상관관계가 상당히 낮다고 언급했는데, 대체로 주식 또는 금융 시장에 문제가 있을 때 원자재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는 공급에서는 전세계 매장/생산/재고량, 광산의 잔여 매장량, 신규 광산, 광산 개발 및 생산 비용, 광산 개발 시간, 정치적 리스크 정도가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원자재 사용 업종의 시황, 사용 업종의 전망, 새로 생길 사용 업종, 대체재 존재 여부 정도가 있습니다.
원자재 투자는 원자재 생산 기업 주식을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자재 생산 기업의 주식도 원자재와 관련이 있지만 어쨌든 주식이기 때문에 원자재의 움직임을 100% 반영하지 못합니다. 회사 주식이니 경영진이 잘 하는지 못 하는지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원자재 가격과 관계 없이 경쟁사가 더 잘하면 주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원자재 생산 국가에 투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원자재를 많이 생산하면서 정치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캐나다의 주식 또는 캐나다 달러 투자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원자재가 잘 팔리면 캐나다 기업들 실적이 좋고 캐나다가 돈을 잘 버니 주식도 오르고 캐나다 달러 가치도 오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위에서 조금씩 언급했던 ETF들, 선물/옵션, 지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수의 경우 원자재끼리 분산 투자를 해 주는 이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