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Class] 다양한 금리들


개요

채권과 관련된 다양한 금리들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채권이라는 자산군을 언급하면서 금리를 언급하였습니다. 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는 시장금리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곧 정책금리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해서 국채 금리, CD 금리, 회사채 금리 등의 시장금리에 영향을 줍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의 영향도 받지만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집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움직임이 100% 같지는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회사의 상태가 나빠지면 회사가 회사채 발행을 해도 사 줄 사람이 없어 회사채 금리가 오를 수도 있습니다. 회사와 관련해서는 회사채 말고도 간단하게 단기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CP(기업 어음)도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콜금리와 레포(repurchase agreement) 금리가 있습니다. 콜금리는 시중 은행들끼리 1~2일 단위의 급전을 빌릴 때 쓰는 금리입니다. 콜시장에서는 기간이 짧아 담보가 요구되지 않습니다. 콜금리가 오르면 빌리는 입장에서 이자를 더 줘야 빌려준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돈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은행들이 돈이 없으면 채무자들에게 돈을 더 받아내려 할 것이고, 일반 사람들의 대출 금리가 올라갑니다. 레포 시장은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도 참여합니다. 증권사가 아무리 튼튼해도 시중 은행보다는 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국채를 담보로 주고 돈을 받아오는 전당포 같은 거래를 합니다. 환매조건부이므로 다시 사 가야 합니다. 레포 금리가 오르면 금융기관들이 급전을 쓸 수 없게 되고, 잘못하면 부도 처리가 될 수 있어서 중앙은행들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쇼크가 있던 2020년 3월에 레포 무한 매입으로 금융기관들을 살렸습니다.

많은 기관이 사용하는 일종의 기준으로 LIBOR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 금리도 있습니다. 런던 은행들 사이에서의 자금 조달 이자율로, 콜금리 같은 초단기부터 6개월 등 다양한 단위 기간을 가집니다.

금융기관들은 서로 돈을 빌려주기도 하지만 돈이 왔다갔다하지 않고 이자율(금리)만 바꿀 수도 있습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할 때 사용하는데, 이자율 스왑(Interest Rate Swap)이라 부릅니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꿀 때, 고정금리 수치를 IRS rate으로 합니다.

OIS (Overnight Index Swap) 금리는 금융기관 사이에 일정 기간 동안 1일물 변동 금리와 교환하기로 약속한 고정 금리입니다. LIBOR 금리와 OIS 금리의 차이를 LIBOR-OIS 스프레드라고도 하는데, OIS는 원금이 왔다갔다하지 않는데 LIBOR는 은행끼리의 대출이라 원금이 이동해서 상대방의 신용 위험(Counterparty risk)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또, OIS는 달러가 부족해도 원금이 들어가지 않으니 거래가 가능하지만, LIBOR는 달러가 없으면 원금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LIBOR-OIS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경우는 거래 상대방의 신용 위험이 커졌거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입니다. 3개월물 미국채와 3개월물 LIBOR를 비교한 TED 스프레드도 있습니다. 시장의 공포로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하면 3개월물 미국채 금리는 내려갈 것이고 신용 위험이 반영되는 LIBOR 금리는 오를 것이니 TED 스프레드가 확대됩니다.

OIS 금리는 연준의 기준 금리 행보에 대하여 시장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2년 OIS 금리가 0.53%이면 현재 기준금리가 0-0.25%이니 2023년 4월까지 금리 2번을 올릴 것을 기대한다는 말이 됩니다.

채권 금리는 만기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기금리는 보통 2년물 이하 채권금리입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대개 단기금리 상승 시 자국 화폐 수요 증가로 자본이 유입되면서 자국 화폐 가치가 오르고, 단기금리 하락 시 자국 화폐 수요 감소로 자본이 유출되면서 자국 화폐 가치가 떨어집니다. 장기금리는 10년물 금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좌우하지만 중앙은행이 QE (Quantitative Easing), Operation Twist, YCC (Yield Curve Control) 등의 수단으로 개입할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상황 개선으로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기업 이익 성장을 예상하면 기대 수익률이 더 높은 주식을 사고 장기 국채를 팝니다. 장기 국채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가 오릅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경기 침체로 기업 부진을 예상하면 주식을 팔고 주식보다 안전한 장기 국채를 삽니다. 장기 국채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내립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 연준 의장이었던 Ben Bernanke는 3번의 QE와 (2009년 3월 ~ 2010년 3월, 2010년 11월 ~ 2011년 6월, 2012년 9월 ~ 2013년 말) Operation Twist (2011년 9월 ~ 2012년 12월)를 통해 장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누르려 했습니다. 장기 금리가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자산의 미래 가치를 할인하는 할인율이 내려가고, 자산 가치가 오릅니다. 자산 가치가 오르면 돈도 더 쓸 것이라는 wealth effect (부의 효과)를 기대하고 이런 정책을 가져갔습니다. 자산 가치는 확실히 올랐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간 미국 주식 시장은 대호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가계 저축률은 7% 수준이었습니다. 저축을 거의 안 하고 신나게 돈을 쓰거나 저축할 여유가 없다는 의미인데, 당연히 그런 저소득층은 가치가 늘어날 자산도 없었습니다. 자산을 가진 사람만 부가 더 증가해 빈부 격차는 오히려 늘어났고, 그 여파가 쌓여 대단히 급진적인 사람이 4년 간 미국 대통령을 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채권의 만기별 yield (수익률)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yield curve (수익률 곡선)이라고 합니다. 우상향이라서 장기 금리가 더 높아야 경기 확장으로 볼 수 있고, 우하향으로 단기 금리가 더 높다면 경기 침체로 보아야 합니다. 연준은 기준금리 조절로 단기 금리에 개입합니다. 경기가 좋으면 사람들과 기업들은 대출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돈이 많이 풀리고 돈의 가치가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생깁니다. 연준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서 대출 금리를 올려 대출을 억제합니다. 이런 상황이면 일반적으로 위험 선호와 고수익률 추구 성향이 나타납니다. 장기 국채보다 기대 수익이 더 높은 주식을 사고 장기 국채는 팝니다. 장기 국채 공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가고 장기 금리가 오릅니다.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집니다. 반대로 경기가 나쁘면 위험한 주식을 팔고 더 안전한 장기 국채를 삽니다. 장기 국채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장기 금리가 내립니다. 장기 금리가 내려가서 수익률 곡선은 평평해집니다. 이 평평해진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으로 변하고, 장단기 금리(10년물-2년물) 역전이 일어나면 경기 침체의 신호입니다. 미국은 1960년 이후 모든 경기 침체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고 5~23개월 후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채권 금리의 기간 구조에 대한 고전적인 이론은 Unbiased Expectation Theory, Liquidity Preference Theory, Market Segmentation Theory, Preferred Habitat Theory가 있습니다.

Unbiased Expectation Theory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가 기간 구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채권 만기가 길면 채무자가 갚지 않고 망해버릴 위험이 더 높으니 (기간이 더 기니까 당연합니다) 그에 대한 프리미엄을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는 전제입니다. 또한,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 중립 (risk neutral)이라고 가정하는데, 이것도 현실과는 괴리가 큽니다.

Liquidity Preference Theory는 유동성 선호 이론입니다. 시장 참여자가 위험 회피(risk averse) 성향이 있다고 전제하여 더 낫습니다. 금리에 대한 어떤 예측치가 존재하고, 거기에 만기별로 기간 프리미엄이 붙어 실제 보는 수익률 곡선이 나온다는 이론입니다. 기간 프리미엄이 어떻게 붙냐에 따라 우상향이 될 수도, 우하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Market Segmentation Theory는 단기/중기/장기 시장 등으로 완전히 분리되었다고 전제합니다. 은행은 단기 시장만 관여하고, 보험사와 연기금은 장기 시장만 관여하면서 그들의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는 것인데 잘 공감은 되지 않습니다.

Preferred Habitat Theory는 거래 주체마다 선호하는 만기는 있는데 Market Segmentation Theory처럼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닙니다.

이론 중 연준에서 직접 소개해주는 2018년에 나온 신작이 있습니다. (2008년에도 같은 제목, 같은 저자가 쓴 논문이 있는데 아마 몇 차례 수정 후에 2018년에 출판된 듯 합니다) Journal of Quantitative Finance에 2018년에 출판된 D’Amico, Kim, Wei (DKW)의 논문, Tips from TIPS: The Informational Content of 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y Prices입니다.

대응되는 만기의 명목 금리와 TIPS 금리 차이 (보통 10년물을 많이 이야기합니다)를 Break-Even Inflation (BEI) 이라고 합니다. 이 수치는 시장 참여자들이 보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실시간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BEI도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고 다른 요소들도 관여할 수 있어 불완전한 지표입니다.

D’Amico, Kim, Wei (이하 DKW) 세 사람은 1990-2013년의 TIPS 인플레이션 보상을 Inflation Expectation, Inflation Risk Premium, TIPS Liquidity Premium으로 분해합니다.

화면 캡처 2021-04-20 020940

명목 금리는 실질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나타냅니다. 특정 시점마다 인플레이션을 바로 알 수는 없으니 기대 인플레이션(BEI)을 대신 사용하면 실질 금리는 같은 만기의 명목 금리에서 BEI를 뺀 값이 됩니다. 위의 두 식을 조합하면 장기 명목 금리는 단기 실질 금리 예상치 + 실질 기간 프리미엄 + 기대 인플레이션 +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인데, 단기 실질 금리 예상치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합쳐서 명목 단기 금리 예상치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순수 기대 가설에 따르면 장기 금리는 현재의 단기 금리와 미래에 예상되는 단기 금리의 평균과 같습니다. 이 가설은 시장 참여자는 기대 수익만 생각하고, 유동성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가정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 수익에 불확실성도 고려하여 만기가 길수록 금리를 더 줘서 보상한다는 것이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입니다. 실질 기간 프리미엄이 이것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프리미엄을 더 줘야 합니다.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수할 때 추가로 주어지는 보상입니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으면 프리미엄을 많이 주어야 합니다. 실질 기간 프리미엄과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을 합쳐서 명목 기간 프리미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장기 명목 금리 (nominal yield)는 실질 금리(real yield) + 기대되는 인플레이션 (expected inflation) +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inflation risk premium) 이라는 식을 치환할 수 있고, 명목 장기 금리는 명목 단기 금리와 명목 기간 프리미엄의 합이 됩니다.

시장에서 경기 개선을 기대하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나타나고, 금리 인상을 예상해 단기 실질 금리 평균(예상치) 상승이 나타납니다. 나머지 두 항인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과 실질 기간 프리미엄은 불확실성에 관련됩니다.

이 논문을 소개한 연준 링크에서 데이터를 제공하니 한번 보겠습니다. 10년물 기준입니다. 2021년 1월 4일 단기 실질 금리 평균(예상치)은 -0.048%입니다. 2021년 3월 31일은 0.0005% 입니다. 0.0485% 증가로 4.85bp 증가입니다. 같은 날짜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1.7361%, 2.0378%로 0.3017% 증가했고, 30.17bp 증가입니다. 단기 실질 금리 평균(예상치)와 기대 인플레이션은 합계 35.02bp 증가했습니다.

실질 기간 프리미엄은 같은 날짜들에서 각각 -0.5888%에서 -0.1585%로 0.4303% 증가했고, 43.03bp 증가입니다.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은 같은 날짜들에서 각각 -0.1244%에서 0.0621%로 0.1865% 증가해 18.65bp 증가했습니다. 총 61.68bp 증가입니다.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 요인이 (단기 실질 금리 평균, 기대 인플레이션) 36.2% (35.02 / 96.7), 불확실성 증가 요인이 (실질 기간 프리미엄,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63.8% (61.68 / 96.7), 인플레이션 관련 요인이 (기대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50.5% (48.82 / 96.7) 입니다. 불확실성 증가 - 인플레이션 - 경기 개선 기대 순으로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옵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부양책 자금 조달을 위해 장기 국채 발행을 할 것으로 보여 장기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Kim, Don, Cait Walsh, and Min Wei (2019). “Tips from TIPS: Update and Discussions,” FEDS Notes. Washington: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May 21, 2019, https://doi.org/10.17016/2380-7172.2355.

D’Amico, S., Kim, D., & Wei, M. (2018). Tips from TIPS: The Informational Content of 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y Prices.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53(1), 395-436. doi:10.1017/S0022109017000916

https://m.blog.naver.com/cswcul/22225091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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