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Class] St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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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자산군으로서의 주식을 생각해 봅니다.
주변 사람이 투자를 해 보았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주식 투자를 해 본 사람일 것입니다. 접근성도 좋고 언론 등에서도 많이 다루어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편입니다. 주식은 초장기적으로 볼 때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산군 중 기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자산군입니다.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고, 기업이 성장하면 내 지분도 성장합니다.
주식 시장은 종종 약한 수준의 하락과 (10% 정도의 조정) 폭락을 (20% 이상 하락) 겪습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손실에 대하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런 하락장에서 잃은 뒤에 시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주식은 손도 대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산배분으로서 주식 자산군을 접근한다면 주식의 수익성을 가져가면서 (100% 주식보다는 낮긴 합니다) 위험은 크게 줄여 장기적으로 더 나은 위험 대비 수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식을 피할 것이 아니라 잘 공부해서 공격수로 활용해야 합니다. 주식 시장의 장기 성과부터 역사적으로 어떤 시기에 주식 시장이 문제가 있었는지, 국가 분산은 왜 필요한지, 지수보다 추가 수익을 낼 만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보겠습니다.
장기적으로 주식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보겠습니다. 데이터는 Meb Faber의 Idea Farm을 통해 구한 월간 수익률 데이터입니다. 미국의 대표 지수 격인 S&P 500 지수는 1900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21년 동안 연 복리 기준 수익률 9.75%를 냈습니다. 원금은 121년 동안 약 77000배가 됩니다.
다음은 미국 제외 선진국 지수인 MSCI EAFE입니다. 1970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51년 동안 연 복리 기준 9.31% 수익을 냈습니다. 원금은 51년 동안 약 93배가 됩니다.
다음은 신흥국 주식입니다. 1926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95년 동안 연 복리 기준 9.17% 수익을 냈습니다. 원금은 95년 동안 약 4100배가 됩니다.
위의 연도별 수익 그래프들에서 보면 대체로 경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06-1908년에는 뱅크런 사태로 은행들이 망해 연쇄적으로 주식 시장도 폭락을 겪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지급 준비금이나 다른 규제 체제가 미비해 레버리지를 크게 사용하고 주가 조작을 했습니다. 조작의 끝에서 물량을 받아줄 대상이 없자 유동성이 증발하고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1929-1932년에 있던 대공황은 말 그대로 시장이 공황에 빠져 계좌가 녹아버렸습니다. 1937년에는 대공황이 거의 끝난 시점으로, 미 연준이 금리를 급히 올려버려 주식 시장이 발작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동안은 미국은 늦게 참전해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1973-1976년에는 오일 쇼크가 있었습니다. 중동 전쟁에서 산유국들은 감산을 하고, 전쟁이라는 공포에 공급 감소로 유가가 폭등했습니다. 재료값이 오르니 제품값도 당연히 올라 물가가 치솟자 연준은 금리를 올렸고, 주식 시장이 폭락했습니다. 2000-2002년은 닷컴 버블이 꺼지던 시기입니다. 인터넷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닷컴 같은 인터넷과 관련이 있어보이는 이름이면 재무 상태가 어떤지, 돈을 잘 버는지에 관계 없이 다 같이 급등했다가 거품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3년 연속 손실을 냈습니다.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으로 Lehman Brothers가 망하면서 또 하락했습니다.
우리가 투자하기 적합한 시장들이 크게 피해를 입은 구간들을 보았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었던 2개 시점은 1950-1953년의 한국전쟁과 1997-1998년의 IMF 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한국은 이렇다 할 주식 시장이 없었지만, 있었으면 당연히 대폭락을 했을 것입니다. 미국은 1950-1953년에 각각 31%, 24%, 18%, -1% 수익을 냈습니다. IMF 위기 때에도 미국은 1997-1998년에 각각 31%, 23% 수익을 냈습니다. 2000-2010년 구간에서 미국 주식은 수익이 사실상 없었는데, 신흥국 주식(Vanguard Emerging Markets Stock Index Fund Investor, VEIEX)은 연 복리 10% 이상을 냈습니다. 이렇게 한국 주식만 가지고 자국 편향 상태로 있거나, 미국 주식만 가지고 있으면 소외되는 구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른 증거들을 더 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매년 가장 수익이 좋았던 국가입니다. 규칙성 같은 것을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어떤 국가의 미래가 좋을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문제없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국가 하나를 선택해서 몰아주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하필 선택한 시점과 국가가 1991년의 일본이라면? 30년을 손실만 보다가 2020년 말이 되어서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합니다.
국가 분산의 중요성에 대하여 세계 최상위 퀀트 헤지펀드 중 하나인 AQR의 Cliff Asness와 그의 동료들은 국가 분산을 옹호하는 논문을 썼습니다. (https://www.aqr.com/Insights/Research/Journal-Article/International-Diversification-Works-Eventually) 단기적으로는 시장 붕괴 시에 패닉에 의한 매도 광풍으로 국가 간 상관관계가 더 높아져 다 같이 무너지나, 전체 수익 창출에서는 장기적인 수익이 더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볼 때는 다른 국가 간의 여러 시장이 동시 폭락하는 경향이 없다고 합니다. 주식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여러 문제들의 영향을 받으나,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제 성장, 기업의 이익 성장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 분산(국제적 다각화)은 위에서 언급한 일본 사례처럼 이상한 국가를 선택해 계좌가 녹아버리는 것을 막아주고, 단기적으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free lunch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주식 자산군 내에서의 다각화는 당연히 해야 하고, 자산배분에서의 기본 베이스는 국가 분산을 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개별 국가별로 사 모아서 비중을 맞추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개별 주식들 수천 개를 사 모아서 비중을 맞추는 것은 더더욱 비효율적입니다. 미국 주가 지수 ETF / 미국 외 선진국 지수 ETF / 신흥국 지수 ETF 정도로만 분산을 하더라도 투자 가능한 국가들 대상으로 주식 자산군 내에서의 분산과 국가 분산이 됩니다.
자산배분 전략에서 주식 비중은 미국 / 미국 외 선진국 / 신흥국으로의 분산 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기호에 따라 소량의 비중은 각자 기업 분석을 해서 투자를 하거나 factor 기반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기업 분석 투자는 각자의 실력에 크게 좌우되는 영역이고, factor 전략을 다음 글에서 보겠습니다.